넘버 머지 난이도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 이름만 달랐던 세 단계
2026년 8월 18일 · 넘버 머지
넘버 머지에는 쉬움·보통·어려움 세 단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판을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세 단계가 이름만 달랐습니다.
같은 90초, 같은 500점
난이도마다 다른 것은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판의 세로 줄 수(8행·7행·6행)와 점수 배율(0.8배·1.0배·1.5배). 나머지는 전부 똑같았습니다. 제한 시간은 셋 다 90초였고, 판이 끝났을 때 수학 문제가 나오는 기준점도 셋 다 500점이었습니다.
한 행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부담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려움을 골랐다"는 감각이 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니 천천히 정리하면 되고, 기준점이 같으니 통과 조건도 같았습니다. 어려움을 고른 사람이 얻는 것은 점수 1.5배뿐이었고, 그건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이득이었습니다.
난이도는 선택지여야 합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수할지가 갈려야 선택이 됩니다. 그래서 세 축을 새로 갈랐습니다.
시간을 갈랐습니다 — 60초, 45초, 30초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제한 시간입니다. 쉬움 60초, 보통 45초, 어려움 30초. 어려움은 원래의 3분의 1이 됐습니다.
시간을 줄이는 것은 판을 좁히는 것과 다른 종류의 압박입니다. 판이 좁으면 실수의 대가가 커지고, 시간이 짧으면 망설임의 대가가 커집니다. 어려움에서는 "이 블록을 어디에 놓지"를 오래 고민하는 것 자체가 손해가 됩니다. 30초 안에 판을 만들고, 회수하고, 정리까지 끝내야 하니까요.
수학 문제의 기준선도 갈랐습니다
넘버 머지는 점수가 낮게 끝나면 사칙연산 문제 세 개가 나옵니다. 기준점을 넘기면 문제 없이 결과 화면으로 넘어가고요. 이 기준점도 난이도별로 갈랐습니다 — 쉬움 300점, 보통 500점, 어려움 900점.
어려움의 900점은 시간이 30초뿐이라는 걸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선입니다. 블록을 둘씩 꼬박꼬박 합쳐서는 도달하기 어렵고, 콤보를 크게 한 번 성공시켜야 넘어갑니다. "어려움을 고르면 수학 문제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 이것도 감수해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아이에게는 그 편이 오히려 낫기도 합니다.
자물쇠 블록 — 못 건드리는 칸
세 번째는 새 물건입니다. 판이 시작될 때부터 놓여 있는 자물쇠 블록. 보통에 2개, 어려움에 5개가 무작위 위치에 배치됩니다. 다른 블록과 합쳐지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판이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벽입니다. 숫자 블록이 전부 밝은 색이라, 회색 칸 하나만 있어도 "이건 다른 것"이라는 게 설명 없이 전달됩니다. 규칙을 읽지 않고 시작해도 한 판이면 알게 되는 것 — 그걸 노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물쇠가 몇 개냐가 아니라 어디에 걸리느냐입니다. 자물쇠가 있는 열에서는 새 블록이 자물쇠 아래 공간에만 쌓입니다. 자물쇠 위쪽 칸은 비어 있어도 영영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물쇠가 낮게 걸린 열일수록 실제로 쓸 수 있는 칸이 줄고, 가장 낮은 자리에 걸리면 그 열은 한 칸짜리 열이 됩니다.
판이 열리자마자 자물쇠 위치를 훑어보는 습관이 생겼다면, 의도한 대로입니다.
자물쇠 하나 놓는 데 세 번을 뒤집었습니다
만들기는 쉬울 줄 알았습니다. "합쳐지지 않는 블록을 몇 개 놓는다" — 한 줄이면 끝날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는 세 번을 뒤집고 나서야 제대로 된 모양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자물쇠를 판 아래쪽에 깔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블록은 어차피 위에서 쌓여 내려오니, 바닥의 자물쇠는 그냥 바닥이 조금 높아진 것과 같았습니다. 방해물이 아니라 단순히 판이 작아진 것이었죠. 그건 이미 난이도가 하고 있는 일이라 새로울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물쇠를 위쪽으로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자물쇠를 위에 두려면 블록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했는데, 여기서 판단을 한 번 잘못했습니다. 게임의 물리 전체를 뒤집으려 한 것입니다. 블록이 쌓이는 방향, 합쳐진 뒤 빈칸을 메우는 방향, 애니메이션까지 전부 손대는 큰 공사가 됐고, 고칠수록 원래 잘 돌아가던 것들이 어긋났습니다.
결국 되돌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니, 정말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블록이 어느 칸에 내려앉는가"를 정하는 함수. 그 함수가 자물쇠가 있는 열에서만 "자물쇠 아래 영역"을 보도록 고치면, 나머지 물리는 손댈 필요가 없었습니다. 최종 코드에서 바뀐 것은 그 함수 하나입니다.
기능 하나를 넣을 때 얼마나 적게 고치고 끝낼 수 있는가는 기능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크게 고치면 그만큼 크게 망가지고, 망가진 곳은 대부분 나중에,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다가 발견합니다. 세 번 뒤집는 동안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기록은 난이도별로 남습니다
난이도가 실제로 갈라졌으니 기록도 갈라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점수는 난이도마다 따로 저장되고, 난이도 선택 화면의 「★ 기록 보기」에서 각 난이도의 상위 10개를 볼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도전한다고 해서 쉬움에서 세운 기록이 사라지지 않으니 부담 없이 옮겨 다니셔도 됩니다.
바뀐 규칙의 자세한 내용은 플레이 방법에, 점수를 올리는 요령은 공략과 팁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물쇠가 낀 판을 어떻게 풀어 갈지는 직접 해 보시는 편이 가장 빠릅니다. 설치도 가입도 필요 없습니다.